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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알려지지않은 임시정부 이야기 2. 「사냥개 길러 患」
글쓴이 관리자
날 짜
05-06-16 15:08
조회(6215)



사냥개 길러 患


金九선생이 상해임정의 경무국장 때 일이다.
그분 밑엔 韓某라는 경호원 한 명이 있었다.
특히 이름은 감춘다.

이 者는 제 위에 다시없는 애국청년인 양 설치고 돌아다녔다.
그는 경호원티를 내느라고 언제나 굵은 몽둥이를 짚고 활개쳤다.
키는 싱겁디 싱겁게 멀쑥하고 몸집은 가는 편.
그러나 말을 꺼내면 불을 뿜는 애국변이 도도했다.
그리고서 상대편의 일거일동을 훑어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자를 대하면 누구나 말조심을 했다.
혹여나 트집과 건과를 잡히면 어쩌나 해서였다.

그자는 그처럼 金九선생의 총애를 받고 임정경위겸 정보원 노릇을 하면서 모든 한인집엘 드나들었다. 처음으로 상해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에겐 더욱더 날카로운 시선을 던졌다.
그러한 그이기에 金九선생은 물론 임정요인들에게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우쭐댔다. 도가 지나쳐 교만방자했다.
언뜻 보기엔 열혈아 - 「애국의 모델」은 그쯤 돼야 쓸모 있다고 사람마다 칭찬이 여간 아니었다.

그러길 수년, 하루는 상해 바닥이 들끓을 정도로 큰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법조계 (法祖界) 영길리 근처에서 대낮에 우리 여성이 칼아 맞아 죽은 시체로 발견됐다는 기사가 각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임정서도 큰 충격을 받고 진상 조사에 내세운 것이 바로 韓某 그자가 아니었던가.
피살된 여인은 장춘(소위 만주국 신경의 구명)서 굴러온 갈보류.
그러면 범인은 중국인이냐 한국인이냐로 화제가 쏠렸다.

「프랑스」경찰은 갑자기 우리 민단을 통해서 샅샅이 조사에 나섰다.
그런데 이런 불의대변이 있나.
佛警은 어디서 단서를 잡았던지 고 잘났다는 韓某에게로 혐의를 걸고 그를 찾았다.
청천벽력같은 소리다.
「金九선생의 호신총」이면서 「임정의 방탄조끼」 노릇을 하던 韓가가 그런 흉악한 치의를 받다니, 佛警이 헛다리 짚은게 아니냐고 일소에 돌리기도 했다. 그자를 변호하는 데 앞장섰던 분이 바로 金九선생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韓가가 갑작스레 행방을 감추고 말았으니 의심이 그자에게 안 쏠릴 도리가 있나. 그런 판국에 앞서도 말했지만 韓가는 그 흉극사건이 난 뒤에도 천연덕스럽게 피살자의 근지를 조사한답시고 넉살좋게 갔다왔다 하더니 어디로 갔을까. 앞뒤를 따져 볼 때 韓이 연루자이거나 범인임엔 틀림없다는 결론으로 돌아갔다.

그뒤 며칠 안 가서 진상은 백일아래 드러났다. 아니나다를까.
韓가와 그녀 사이는 情夫情婦관계, 그리고 그보다도 졸도할 일은 韓은 상해일총영사관의 오랜 충견(忠犬)이란 놀라운 사실까지 佛警의 수사로 들춰졌다.

그 자는 그 뒤 곧장 잡혀 처형됐지만 죽인 이유는 제 밀정본색이 그녀에게 알려지자 그 비밀을 엄폐하기 위해서 였다고 전한다.
이야기는 이쯤으로 그치거니와, 상해임시정부 초기엔 그따위 일경의 「사냥개」들이 꽤 몰려들었다. 그런 부류가 마치 국내서 만세를 불렀거나 독립운동을 하다가 탈출한 것처럼 가장하는덴 딱 질색할 노릇이었지만, 金九선생도 지인지감엔 다소 손색이 없지 않았나 한다.

당시 나는 안중근의사와 이등박문 암살 모의의 동지 3인중 禹德淳선생 외 또 한 분인 정대호선생과 한집에서 살 때다. 鄭선생은 韓가의 반역 또는 살인했단 말을 듣고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격노격정하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분은 유명한 천하대주호.
자 이쯤 되니 누가 애국자며 누가 비애국자인지 옥석을 가릴 수 없다.
韓가 사건이 일어나자, 상해교포들 사이엔 서로 색안경들을 쓰고 대하게쯤 됐다.

「혈통불명의 똥사냥개」 한 마리 때문에 동포끼리의 불신감이 싹트기 시작 했다.
혹여나 아무개는 「제2의 韓모」가 아니냐 해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걸핏하면 애국애족을 구두선처럼 내세우는 잘났다는 사람들, 그리고 배신과 변절을 밥먹듯이 하는 정상배, 그들이 韓가와 다를게 뭐냐는 고소를 금할 길 없다.
열 길 되는 물속은 볼 수 있어도 한 길의 사람 마음은 모른다고 했다. 그러하거니 우수를 걸고 마육을 파는 위장애국자라면 그들을 어찌 믿는담.



《나절로 만필》 (우승규, 탐구당, 1978)에서 발췌. 삽화 : 이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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